추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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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사회적경제 기업 이야기1
소비자를 생각하는 착한 기업, 사회적기업 29days
용산구에는 149개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있다. 용산구 사회적경제 기업 가운데 사회적기업 34개(인증 19개, 예비 15개), 마을기업 6개, 자활기업 3개, 사회적협동조합 7개, 협동조합 99개가 있다. 문화예술에서 제조, 서비스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사람 중심의 기업 운영을 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에서는 매달 한 기업씩 방문을 해 직접 만나보고 용산구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첫 번째 만난 기업은 사회적기업 29days.
처음 기업명을 들었을 때 호기심도 생겼지만 기업의 미션을 듣고는 더욱 궁금해진 기업이다.
용산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사회적기업 29days 홍도겸 대표를 만나보았다.
29days 기업 소개 부탁한다.
저희는 올해 5월 기준으로 사회적기업 인증되었다. 여성 위생용품 전문브랜드로서 사회적기업이 되었고 사회적기업 중에서 여성 위생용품만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여성위생, 건강관리와 관련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반값 생리대를 만드셨다. 그게 가능한가?
우리나라 여성들의 한 달 평균 생리대 구매 비용 약 21,900원이고 평생 약 6,000,000원정도 들어간다.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이 OECD국가 중 1위로 가장 높다. 커피값보다 비싼 생리대는 그만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보의 비대칭이 굉장히 심하다. 생리대 가격은 정가제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생산을 해보자란 생각이 들었고 oem 방식으로 직접 생산을 하면서 반값 생리대가 나오게 됐다.
그러한 생각이 든 계기, 구체적인 사업 동기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대학교를 캐나다 미국에서 보냈다. 당시 주변에 여성분들을 통해 생리대를 구하는 게 비싸다거나 힘들다거나 품질이 안 좋다거나 사회적인 시선 등으로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학교나 직장 내에서 생리 휴가를 사용한다던가 생리와 관련해서 일이 있다고 하면 학교 수업의 경우 결석해서 나중에 보충하거나 하고 직장의 경우 생리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달랐다. 한국에서 2~3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변에 여성분들이 많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외국과는 좀 다르구나 정도로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이후에 사회적기업가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여성 관련 문제들을 연구했는데 그 중 하나가 생리에 관련된 문제였다.
우리나라의 생리대가 외국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품질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당시 심재윤 이사도 이 문제에 공감하면서 함께 시장조사, 주변 분들의 의견조사, 자료조사 등을 통해 결국 우리가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란 결정을 하게 됐다.
결국 어떤 문제의식이 생겼을 때 당사자가 이야기하고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타인이 공감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기업 운영은 몇 년 차인가?
설립은 2016년 9월에 했고 실제로는 2015년 말부터 시작했다. 예비 사회적기업 거쳐 인증 사회적기업까지 현재 5년 차 됐다.
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 참여 당시 기업을 빨리 설립하는 과정 절차보다는 사회적기업이라면 어떤 마인드와 어떤 미션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했다. 지속가능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일전에 회사를 다닐 때도 초반에 준비를 잘 해야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는데 그래서인지 29days를 준비하는 과정만 반년에서 일년이 걸렸다.
미션, 비젼 나아갈 방향 등 사전에 생각하고 준비할 것이 많았다. 남들은 그게 뭐 필요하냐. 수익성을 확보해서 지속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길 했지만 우리는 사회적기업이 되고 아니고를 떠나 우리가 기업을 해야 할 당위성을 정확하게 가지고 있어야, 초기의 목적을 공고히 해야 어떤 일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사회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등 끊임없이 반문하고 답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오기까지 중간지원조직들의 도움도 컸다.
용산에 자리 잡은 특별한 이유는 있는지?
용산에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시작을 했다. 우선은 용산구청에서 사회적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이 가장 컸다. 초기 기업들은 공간을 확보하는 게 가장 힘들다. 그리고 용산은 여대도 있고 여성 비율도 타 구에 비해 높은 것 같다. 이태원 등 외국인도 많고... 다양성, 다양한 환경을 찾았는데 잘 찾아온 것 같다. 로컬에서 우리가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하면서 용산에 자리 잡게 됐다.
29days 미션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우선 문제 인식을 3가지로 나누고 거기에 맞는 해결책을 3가지로 정했다.
사회적 문제, 건강 문제, 문화적 문제이다.
사회적 문제는 생리대 생산의 독과점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높은 것이다. 예전에는 대기업에서 80% 이상이 독과점을 했다. 지금은 조금 나아져서 60~70%대이긴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가격을 내릴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러다 보니 정가제가 없다. 아이스크림 가격, 커피가격, 전자제품 가격 다 가격을 알지만 생리대는 잘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정보의 비대칭이 너무 심하다. 소비자들은 가격뿐만 아니라 생리대의 성분, 제형 등 잘 모른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손해를 많이 보는 구조이다. 생리대가 유통기한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나. 가끔 마트에서 원플러스 원 행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들을 행사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 건강 문제는 말 그대로 건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불량이거나 성분이 좋지 않은 제품을 사용했을 때 건강과 바로 직결된다. 질염이나 여성 관련 질병이 발생하고 그러다보면 결국 사회적인 비용도 증가한다. 성분이 좋은 제품,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결국 사회적인 비용을 낮추고 여성들의 건강도 지키는 것이라 판단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문화적 문제이다. 성교육과 위생교육은 다르나 위생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남성들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생리대가 소형, 중형, 대형, 오버나이트로 왜 나눠져 있을까라고 물어보면 가격 때문이라고 이야길 한다. 평균적으로 얼마나 들까라고 하면 2~3천원정도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하는 것을 숨기거나 불편해하는 문화도 있다. 예전에 슈퍼에서 생리대를 사면 검은색 봉지를 싸서 주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그렇게 하지마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을 아예 편하게 디자인을 하면 어떨까 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제품에는 아예 생리대 모양을 빼고 핑크빛도 안 들어가고 목화솜 모양도 없도록 만들었다. 누가 봐도 생리대가 아닌 것처럼 디자인을 했다. 실제 많은 분들이 생리대라고 인식을 못한다.
판매는 어떻게 하고 있나?
100%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자사몰 포함 온라인 쇼핑몰 13군데 입점해있다. 많은 분들이 아는 사이트에 입점해 있어서 구매가 쉽다.
예전에 깔창생리대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어땠는지?
처음 깔창생리대가 이슈가 됐을 때 과연 이럴 수 있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국가가 전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 이런 사각지대는 발생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다음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본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저는 꾸준히 문제 해결을 하고자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의 경우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고 거버넌스를 통해 해결해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지역의 용산교육복지센터, 강서교육복지센터,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에 생리대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학교도 십시일반과 연대해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불편하거나 낙인되지 않도록 학생들 집으로 배송하고 있다.
우리 제품을 구매하면 취약계층 여성분들에게 하루치 생리대가 기부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우리의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이다.
소비자들의 제품 만족도는 어떤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마디로 가성비 대비 좋다는 평가가 많다. 생리대도 의약외품 이다. 그만큼 전문적이어야 하고 제품의 질이 중요하다. 우리 제품은 마진율이 낮기 때문에 가격도 낮다. 그러니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혹시 29days처럼 사회적경제 기업을 준비하는 청년 창업가에게 한마디 해 준다면?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를 놓치지 않고 힘들어도 꾸준히 하다 보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있다면.
보다 좋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함께 연대했으면 좋겠다.
향후 계획은?
위생용품 전문브랜드 자리 매김을 하는 것.
소비자들의 권익을 확보하는 기업이 되는 것.
우리의 진심을 알아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기업.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용산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역사회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네트워킹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다양한 모임, 관계를 통해서 힘도 얻고 연대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지역 안에서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활동할 예정이다.
자주 만나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기를 기대한다.
29day 홍도겸 대표는 혁신가다.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고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 자는 혁신 기업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속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하다보면 분명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그렇게 세상은 변화될 것이다.
여성의 존엄성, 인간을 존중하는 29days가 우리 지역에 있어 고맙다. 29days를 응원한다.
-글 조정옥